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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국화꽃향기 - 김하인 장편소설,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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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국화꽃향기 - 김하인 장편소설,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jenny_0790 2023. 1.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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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향기(큰글자)(다산 리더스 원)
『국화꽃 향기』는 영화 [국화꽃 향기]와, 드라마 [가을동화]의 원작 소설로 많은 독자를 감동시킨 순정 멜로 소설이다. 여주인공인 미주의 몸에 암이라는 죽음의 그림자와 아기라는 생명의 씨앗이 공존함으로써, 단순한 사랑이야기에 갇히지 않고, 이들의 로맨스를 인간의 본질적인 영역에 대한 질문으로 끌어올렸다. 잘생긴 얼굴에 헌칠한 몸매를 자랑하는 승우는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다. 하지만 봄꽃이 만개하듯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할 시기에 그의 관심은 온통 한 여자에게 쏠려 있다. 그녀의 이름은 미주. 머리에서 국화꽃 향기를 풍기는 그녀는 승우가 속한 영화 제작 동아리의 선배다. 미주를 향한 승우의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끊임없이 피하고 도망치는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땅속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결국 미주는 해바라기 같은 승우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야속한 운명은 두 사람의 행복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는다. 어렵게 찾은 사랑의 기쁨을 느낄 여유도 없이 미주는 몸속에 새로운 생명과 죽음을 잉태한다. 삶과 죽음, 사랑과 희생의 갈림길에서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승우는 그 아픔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국화꽃향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다.
저자
김하인
출판
다산책방
출판일
2019.07.15

 

 

책리뷰: 국화꽃 향기 - 김하인 장편소설

김하인 장편소설과 영화로도 개봉하여 유명해진 국화꽃향기는 내가 어린 나이에는 공감이 잘 안됐던 소설이 20대 후반이 되서야 술술 읽히게 된 책이다. 이렇게 재밌는 책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다니... 아껴서 읽고싶은 책이었다. 국화꽃향기에서는 남주인공 승우와 여주인공 미주가 나온다. 미주에게 새 생명인 아이가 찾아오지만, 미주가 암에 걸리면서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하며 함께 할 날을 아름답게 그리는 이야기이다. 미주의 머리에서 나는 국화꽃 향기를 승우는 참 좋아했다. 왜 소설 제목이 국화꽃 향기일까 궁금했는데, 로맨스 소설답다.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울었던 소설 3가지 책 중 하나인 국화꽃 향기! 다음에 40대가 된다면 다시 책을 꺼내 읽어봐야겠다.


# 글쓴이의 말
사람의 마음속에는 계절이 들어 있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만큼의 봄과 겨울, 가을과 여름이 나이테처럼 살아 있습니다. 잎사귀를 들추듯 지난 시간을 들춰보면 그 밑에는 늘 뾰루지 같은 슬픔의 알들이 붙이 있고, 곧 어여쁜 자벌레가 되어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헤맵니다. 그들은 이미 하늘에 가 있거나 보이지 않는 어두운 집에 낙엽처럼 스산하게 몸을 뒤척이고 있습니다.

 


 

# 30대는 여자에게 무슨 의미?

올해가 지나면 미주는 곧 서른이 될 것이다. 30대는 여자에게 포기와 편안한 안주가 같은 말임을 터득하게 해준다. 꿈의 날개를 적당히 꺾으면 그만큼 생활이 편해질 수 있다는 타협의 기술을 누구나 자연스레 체득하게 되는 나이이기도 했다.

 


 

# 오리온자리 이야기

오리온 좌는 아주 아름다운 집과 가족을 뜻하는 거라고 해석했거든. 그러니깐 바깥 사각진 네 개의 별은 집이고 세 개의 별은 그 집 속에 든 가족이야. 엄마 별, 아빠 별, 아기 별! 오리온 자리를 보고 있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 그런데 역시 사람은 운명이 있나 봐. 꼭 그렇게 됐잖아. 우린 집이 있고 미주 당신과 나. 그리고 아기......!

그 말에 목이 메어 와 고개를 돌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의 소박하고 단정한 운명을 자신이 망쳐놓았다는. 그때 미주는 슬며시 이렇게 말했다.
"그럼, 하늘에 있는 우리 집 주소는 오리온자리구나."
"그렇지."

"그러면 만약...... 누가 먼저 죽으면 나중에 죽는 사람이 오리온자리로 찾아오면 만날 수 있겠네?"
"그렇지. 우리는 하늘에도 집을 정해놓았으니까 죽어서도 서로를 찾지 못해 헤맬 염려는 전혀 없는 거지."

"야아, 정말 생명 보험보다도 더 멋진 거네. 갑자기 나 기분 아주 좋아지고 힘이 나는 것 같아."
"그러니? 진작 가르쳐줄 걸 그랬다."
"만약 내가 먼저 가면... 오리온 집을 예쁘게 단장해놓고 기다릴게. 승우 씬다른 여자 집 문 노크하지 말고 곧장 찾아와야해. 알았지?"

 


 

# 흙의 모든 것

흙은 모든 것이다. 삶과 죽음, 씨앗과 생명, 거름, 태고의 고향 원형질이 모두 흙 속에 녹아 있다. 그 흙을 빚는 동안 사랑하는 두 사람의 에너지가 흙을 통해 연결되었으리라. 그래서 죽어서도 잠시였지만 그 영혼이 연인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 은행나무에게도 짝이 있을까?

승우는 지난 늦가을 미주와 함께 춤을 추었던 거대한 은행나무를 향해 걸어갔다. 이제야 한 그루라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저 은행나무의 짝도 하늘나라에 서 있는 것일까. 짝인 은행나무는 미주의 말대로 근처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참으로 굳건하게 지상에 뿌리박아 거대하게 잘 자라났구나. 자신의 처지 때문이었을까. 승우는 문득 은행나무가 수컷 나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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