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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빨간머리 앤이 하는말, 백영옥 에세이

jenny_0790 2023. 1. 2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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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삶의 한가운데, 기대를 잊고 실망에 지쳐가는 우리에게, 웃음과 위로를 찾아주는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이 전환점을 돌면 어떤 것이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난 그 뒤엔 가장 좋은 것이 있다고 믿고 싶어요!”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 초록지붕 집의 꿈 많은 수다쟁이 소녀, 앤 셜리, ’주근깨 빼빼머리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언제 들어도 가슴 뛰는 노래의 주인공, ‘빨강머리 앤’이 소설가 백영옥과 함께 돌아왔다. 캐나다의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1908년에 발표한<그린 게이블의 앤(ANNE OF GREEN GABLES)>은 지금까지 명작으로 추앙받으며 고전으로 읽히고 있으며, 그 영향력에 힘입어 1979년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의 손끝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빨강머리 앤’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후지TV의 〈세계명작극장〉편에 방영되었다.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은 1970~1980년대 한국에서도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어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어디에서나 가장 좋은 것을 상상하는 역대 최강 ‘밝음’의 아이콘이 되었다. 〈스타일〉, 〈다이어트의 여왕〉, 〈아주 보통의 연애〉, 〈애인의 애인에게〉까지,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많은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작가 백영옥에게도 빨강머리 앤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속 앤이 아니라 TV 애니메이션 속의 ‘빨강머리 앤’이었다. 작은 기쁨부터 큰 슬픔까지, 소녀시절을 수놓는 마음들을 쉴 새 없이 나누었던 앤과의 추억, 그리고 인생의 가장 힘겨웠던 고비마다 뜻밖의 위안과 웃음과 눈물을 선물한 앤의 이야기들을 이제부터 어른으로의 삶을 헤쳐가야 할, 일과 연애와 꿈의 좌절에 끊임없이 맞닥뜨려야 할 날들을 다독이는 격려의 말로 되살려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터무니없을 만큼 희망에 차 있던 앤을, 그 시절 마음에 깊이 새겼던 앤의 모습들과 함께 추억하는 일은, 우리가 한 번뿐인 삶을 사는 동안 가장 소중한 때를 놓치지 않고, 어쩌면 바로 지금쯤 돌아보아야 할 따뜻한 이야기들을 모아보는 일이다.
저자
백영옥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16.07.15

책 리뷰: 빨강머리 앤이 하는말, 백영옥 에세이

"주근깨 빼빼머리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이 노래를 당신은 아는가? 안다면 당신은 나와 동년배이다:) 빨강머리 앤은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배리>의 소설로 실수로 입양된 고아 소녀의 엉뚱하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로 발랄한 일상을 보내는 소설이다. 백영옥 작가는 빨강머리 앤의 슬픔과 기쁨의 일상을 자신의 이야기로 다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들로 다독여 준다.
백영옥 작가의 글이 당연하고 누구나 가볍게 말할 수 있는 말이지만, 이러한 말이 누구나 쉽게 그리고 진정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빨강머리 앤이 하는말 도서를 읽으며 슬픔과 좌절은 항상 존재하며, 이러한 생각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다뤄야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빨강머리 앤이라는 만화를 소재로 해서 가볍게 읽으려 빌렸던 책이었지만, 주옥같은 명대사와 작가의 위로하는 이야기로 절대 한구절 한구절 뛰어넘을 수 없는 책이여서 더 진한 감동과 여운이 남았던 책이었다.


# 우정
너 영원한 내 친구가 되겠다고 서약해주겠니...?
내가 먼저 맹세할게.
해와 달이 있는 한, 내 마음의 친구 다이애나 베리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하게 맹세합니다.
이번에는 네 차례야.


# 고백은 용기가 필요해
고백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것이 알려지면 겪게 될 고난의 크기에 비례해 두려움이 커지기 때문이다. 앤은 고백과 함께 성장한 캐릭터다. 그녀가 저지른 실수의 목록이 늘어날 때마다 고백의 리스트 역시 늘어났지만, 바로 그렇게 때문에 그녀는 점점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
앤의 솔직한 고백에 감동받은 조세핀 할머니는 언젠가 샬롯 시에 있는 자신의 집 손님용 침대에서 앤을 재워주겠단 약속까지 한다. 어쩌면 고백은 '말'보다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다면 '사랑한다!'는 메시지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그것에 진심을 담아 상대에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 '미안하다'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태도는 곧 행동이다. 고백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다. 진심을 다해서!


# 함께라서 중요한 것들
우리는 취향이 달랐다. 좋아하는 영화, 싫어하는 음악이 모두 불일치했다. 하지만 저녁이면 함께 맥주를 마시며 나라면 절대 찍지 않거나, 그라면 정말 읽지 않을 사진과 글에 대해 서로에게 얘기해주었다. 서로 알아듣든 알아듣지 못하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고, 그때 이야기를 하며 우리가 함께 마시던 맥주는 언제나 맛있었다는 것이다. 그와 함께라면 뭘 먹어도 맛이 있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천원짜리 토스트도, 다소 눅눅해진 치킨이나 팝콘도, 쓰기만 했던 에스프레소도 맛있게 느껴졌다.


# 제대로 슬퍼하는 법
인간은 수익으로 얻는 기쁨보다 손실로 얻는 슬픔을 훨씬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수치로 계산해 '손실이론'이란 것을 만들었는데, 이론에 의하면 뭔가 얻었을 때 느끼는 기쁨에 비해 손실에서 느끼는 슬픔이 인간에게 2.5배 정도의 충격을 더 준다. 재산이 줄어 10억이 남았을 때보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5억을 모았을 때, 인간은 훨씬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글에 달린 100개의 칭천 댓글 중에 잡초처럼 끼어 있는 단 한 개의 악플이 우리를 단숨에 지옥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살면서 슬퍼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점점 건강을 잃게 되고, 가족과 친구 중 일부를 병이나 죽음으로 잃게 된다. 시력이 나빠져 돋보기를 써야 하고, 청력이 약해저 보청기를 끼게 될 지도 모른다. 상실이 익숙해질 시간에 도달하는 것이다. 나는 슬픔을 슬픔 이외의 것으로 회피하는 게, 정신 건강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자주 봐왔다. 슬퍼하는 건 시간 낭비란 말은 삶을 길게 보지 않았을 때, 해볼 수 있는 말이다.
슬픔을 슬픔 이외의 것으로 뒤섞지 말아야 한다. 슬픔을 분노로 바꿔 왜곡시키면 스스로 애도의 시간조차 가질 수 없게 된다. 외로움을 배고픔으로 착각해 폭식하거나, 우울을 우울의 증상인 단순한 수면장애로 오해해 방치하면, 우리는 점점 더 깊이 병든다. 슬픔은 제대로 다뤄졌을 때에만 시간과 함께 자연스레 사라진다. 자기 안에 있는 감장들을 분리해 다독인다는 건, 나 자신을 아끼고 돌보는 행위다.

슬픔에 반응하는 우리가 각자의 시간표는 전부 다르다. 그것은 오직 나만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앤의 말이 맞다. 기운이 날 것 같지 않고, 나게 하고 싶지도 않다면, 슬픈 채로 있는 게 낫다. 지금은 눈물을 흘릴 때이고, 울어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슬픔의 무게는 덜어내는 게 아니다. 흘러 넘쳐야 비로소 줄기 시작한다. 그래야 친구들이 다가오고, 함께 슬퍼할 수 있다.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에야 슬픔은 끝난다.


# 소설가 트루먼 커포티의 아름다운 문장
내가 기억하는 소설가 트루먼 커포티의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세상의 모든 일들 가운데 가장 슬픈 것은 개인에 관계없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 연인과 헤어진다면 세계는 그를 위해 멈춰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이 문장을 좋아해서, 실연당한 친구들에게 꼭 읽어주곤 했다. 내가 실패한다면 태양도 떠오르지 말았으면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닐까. 커포티의 말처럼 세계까지 멈춰 서진 않아도 회사가, 사람들이, 나를 위해 아주 잠시 멈춰 있으면 좋겠다. 부질없는 상상이라도 말이다. 후배에게 마지막 남은 맥주를 부어주며 말했다. "걔 좀 진짜 별로였어!"


# 저장해 두고 싶은 명언
"이 전환점을 돌면 어떤 것이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난 그 뒤엔 가장 좋은 것이 있다고 믿고 싶어요!"

영화 <토르>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톰 히들스턴은 어느 날, 런던의 지하철역 벽에 쓰여 있는 한 문장을 읽는다.
"누구에게나 두 개의 인생이 주어졌습니다. 두 번째 인생은 삶이 한 번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We all have two lives. The second one begins when you realize we only have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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